한달살기 준비

[몰타 한달살기 #8] 몰타 집구하기 (에어비앤비 이용 팁)

제이로거듭난피 2023. 5. 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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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원 등록과 항공권 예약을 마쳤다면 이제는 몰타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

 

나는 어학원을 먼저 잡고, 숙소를 정했는데... 고백하자면, 시작부터 30% 정도 실패랄까.

몰타 한달살기라는 제목으로 시작했으나 마치 몰타 한달 어학연수가 주제가 된 듯한 이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쉬려고 했던 거지! 영어 공부하려고 몰타가는 게 아닌데 T_T

먼저 근사하면서도 적당한 비용의 해변가 숙소를 잡고 근처에 적당한 비용의 어학원이 있는지 물색했어야 했다. 

 

이렇게 된 데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6개월 전의 나는 지금보다는 덜 피곤해서 인생의 유익과 효율을 추구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학연수 경험이 없던 동행인이 단기 어학연수에 굉장한 열의를 보여서(스파르타 어학원도 불사하고자 했음) 나도 뭔가 같이 화르르해버렸다. 

 

이미 다 정해진 마당에 이럴걸 저럴걸 하는게 소용이 없지만 혹시라도 이 블로그를 보는 나와 비슷한 입장의 찌들고 낡아빠진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최대한 솔직하게 쓴다.

중년의 직장인들아. 귀한 장기 휴가를 얻었을 땐 쉬는 걸 최우선순위로 해라!!! 자기개발은 30대에 해라!!!

 

여하튼, 이젠 한달짜리 집을 구해야 한다. 

나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가장 많은 숙소가 등록되어 있고,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이다. 

처음에 잡은 예산은 200만원이었다. 몰타 한달살기했던 유튜버 부부가 150만원 정도 들었다고 했으니 200이면 적당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집을 구하면서 보다 보니 성수기에 200으로는 택도 없는 것 같아서 2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지스쿨에서 제공하는 스튜디오 플랫이 4주 기준 220만원이었는데 유학원에서 강력 추천했다. 

그런데 제공되는 자료에 나오는 집안 내부 사진이 너무 빈약해서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다. 

 

에어비앤비에서 비슷한 가격대면서 어학원까지 도보 10분 거리로 내가 봤던 집들은 아래와 같았다. 전체적으로 200~260 사이의 집들이다. 사진으로 보니 다 좋아보이긴 한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후보에 올랐던 집이 아래와 같다.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한국돈 기준 210만원 정도. 요란한 커튼 색이나 이불 색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후기도 많고 가격이 가장 괜찮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주 저렴하게 나온 집을 발견했다. 베드룸과 배쓰룸이 각각 2개인 아파트였는데 보통은 그 조건이면 40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1300유로, 185만원에 나온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가격이었던 집

 

너무 싼 걸 만나니 이젠 의심스럽다. 게다가 리뷰가 하나도 없었다. 

호스트 정보를 확인해보니 이미 몰타 시내에서 에어비앤비를 3-4개 정도 운영 중인 사람이었다.

이 집을 제외한 다른 숙소들은 리뷰도 많고 점수도 높았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안녕 니네 에어비앤비 되게 나이스해보이는데, 리뷰도 없고 가격은 왜 이렇게 싼 거야? 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코로나 기간 중에 장기 임대 숙소로 쓰다가 처음 에어비앤비로 내놓은 거라 리뷰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 쓰면서도 마음 아프다...

이때 바로 예약을 했어야 했다. 그런 답변을 받고서도 가격이 너무 싸니까 의구심이 풀리지 않아서 예약을 하지 않았더니 며칠 후에는 한국돈으로 450만원 정도로 가격이 올라 있었다.

멍청하긴ㅠㅠ 가격이 왜케 싸냐는 질문은 왜 했냐 ㅠㅠ 가격 올리라고 부추긴 셈

이틀까지는 무료 취소가 가능했는데, 일단 먼저 잡고 고민했어야 했다.

 

인간이란 참 간사해서 가격이 오르니까 이젠 놓친 떡이 너무 아깝고 커보였다. 

그래서 다시 호스트한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 저번에 문의했던 사람인데 지금 보니까 가격이 마니 올랐는데 그때 일시적인 특별 세일 같은 거였니? 라고 물어보니까 그럼 2000 유로(280만원)로 맞춰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첨에 봤던 1300유로(185만)에 비하면 100만원이나 높은 가격이었지만 이젠 내가 안달이 난 상태여서 오케이 했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요금이나 에어비앤비 수수료 같은 게 추가되는 바람에 좀 더 흥정이 오갔는데, 최종적으로는 여러 가지 비용을 포함해서 2100 유로(300만원)을 결제하고 숙소를 확정했다.

처음 정한 예산이 200만원이었는데 결국 100만원이나 초과했다.

사실 2명이서 지내는데 애초에 2베드룸이 필요하긴 한 거냐며...

나의 어리석음과 욕심, 우유부단함. 

 

아 이젠 나도 모르겠다ㅜㅜ 

이젠 숙소가 아래 사진처럼 환하고 볕이 잘 드는 좋은 곳익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숙소 계약도 완료하면서 인생의 교훈을 배웠다.

 

무를 수 있는 기회라면 일단 잡고 본다. 고민은 그 다음에..

 

몰타에서 에어비앤비 숙소 찾기 팁.

1. 실제 숙박 기간이 4주가 좀 안 되더라도 기간은 한달 기준으로 검색한다. 4주 이상 숙박할 경우는 할인이 꽤 많이 제공된다.

2. 가능하면 슈퍼호스트를 찾는다. 슈퍼호스트가 없다면 후기와 평점이 모두 높은 집을 고른다. 

3. 필터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 의외로 에어컨 없는 집이 간간히 있었다. 나는 필터에서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를 필수 옵션으로 넣고 검색했다.

4. 가격 흥정이 가능하니까 숙소가 마음에 드는데 비싸다 싶을 땐 일단 호스트한테 메시지를 보내서 좀 깍아달라고 제안해본다. 

5. 몰타는 차가 많이 밀린다고 한다. 어학원을 다닐 예정이라면 어학원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숙소를 정한다.

 

 

유럽에서 숙소를 구할 땐 에어비앤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인들은 https://www.vrbo.com/도 자주 이용한다. 휴가용 숙소 렌탈 플랫폼인데 좀 더 가족 휴가에 포커스되어 있는 것 같다. 

검색해봤을 때 1-2인용 숙소보다는 침대가 5-6개씩 있는 큰 집이 많았다. 큰 집을 기준으로 보면 에어비앤비보다 조금 저렴한 거 같았다. 가족 단위로 여러명이 갈 땐 vrbo를 고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