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5

[유럽여행 #5] 최후의 오찬

드디어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참피노 공항에서 4시 반에 몰타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2시에는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다. 로마에서의 짧은 일정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다이닝이라고 할 만한 경험이 없는 것이다. 하루는 둘 모두의 피곤으로, 다른 하루는 동행인의 급체로, 또 다른 하루는 나의 체력 고갈로 저녁을 모두 날려먹었다. 마지막 날 점심이라도 그럴싸한 것을 먹어야 했다. 메뉴를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뭐든 까르보나라가 맛있는 곳.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동행인이 자신이 만든 요리 중 가장 특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까르보나라다. 동행인은 로마에 오기 전에 아무런 기대나 하고 싶은 것이 없었는데 딱 하나 본토의 까르보나라를 먹어보고 싶어했다. 자신의 것과 비교해보고 ..

여행중 2023.07.03

[유럽 여행 #4] 로마 Day 3 바티칸 패스트트랙 반일 투어 - 아, 젤로형... ㅠㅠ

바티칸은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추천한다. 사실 나도 그럴 것 같다. ㅎㅎ 방대한 바티칸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다니기 위해서는 가이드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고, 배경지식이 있으면 관람이 좀 더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마지막은 내 경우 한정일지는 몰라도) 예술적 교양을 쌓고 견문을 넓혔다는 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나 또한 15년 전 여행에서 바티칸 투어를 선택했고, 잠깐 고민했지만 워낙 오래전이라 기억 나는 내용이 단편적일뿐더러 바티칸이 처음인 동행인을 생각해서 투어를 선택했다. 1. 바티칸 투어 개요 바티칸 투어는 보통 오전/오후로 나누어지고, 패스트트랙 투어와 현장 발권 투어가 있다. 패스트트랙 투어는 사전 예약 투어라고도 불리고, 현장 발권 투어는 일반 입장 투어, 비사전 예약 투..

여행중 2023.06.30

[유럽 여행 #3] Day 2 삼만보 로마 - 콜로세움 포토 스팟/로마 일몰 명소

짧은 로마 일정에서 보고 싶은 게 딱 2개였는데, 하나가 콜로세움 다른 하나가 바티칸이었다. 15년 전 콜로세움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질려 버려 들어가볼 시도도 못하고 사진만 찍은 것이 아쉽고, 바티칸은 시스티나 천장 벽화를 보며 느낀 경외감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었다. 이제는 콜로세움을 비롯한 이탈리아 관광명소나 박물관이 모두 사전 예약제가 되었다. 이탈리아에도 현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도리어 더 큰 좌절이 된다. 대부분의 예약이 환불은 당연히 안 되고, 변경도 되지 않는다. 한달 전에 예약하든 두달 전에 예약하든 변경은 되지 않는다. 이유도 알 수 없고, 그저 이탈리아 관광청의 횡포라고 생각되지만 우리가 뭐 힘이 있나... 예약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콜로세움은 예약도 ..

여행중 2023.06.27

[유럽 여행 #2] 이태리 커피 과연 맛있는가

일단 제목으로 도발해본다. 원래는 로마에서 지낼 날의 순서대로 올리려고 했는데, 커피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길어서 따로 쓴다. 제목은 어그로성이지만, 내가 로마에서 마신 커피가 모두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아직 가보려고 리스트에 올려놓은 카페들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과연 정말로 이탈리아 또는 로마의 아무 카페나 들어가도 우리가 한국보다 훨씬 맛있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커피 1. 호텔 근처의 작은 카페 시차 적응이 잘 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로마에서 머무는 내내 한국에서 노상 새벽 3-4시에 잠자곤 하던 버릇대로 로마에서는 초저녁에 곯아떨어지고, 한국 시간으로 8-9시 정도 되는 새벽 3-4시에 깼다. 친구들이랑 카톡도 하고 그러면서 1-2시간 정도 더 뒹..

여행중 2023.06.26

[유럽 여행 #1] 로마 Day 1 - 테르미니역 베스트웨스턴 로얄산티나

12시간의 비행 끝에 로마에 도착했다. 나처럼 비행기에서 자기 위해 전날 밤새는 것을 비추하는 이유는 내가 비행기에서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적당히 자고 수면제 먹고 자는 게 나을 것 같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잠깐 잠들었다가 깬 후로 거의 잠을 못 잤다. 아예 정신이 말똥말똥했으면 그냥 약을 먹었을텐데, 금방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완벽하게 잠들지도 않고 가수면에 가까운 상태 또는 그냥 피곤한 상태로 12시간을 보냈다. 동행인은 전날 밤에도 밤을 새지 않았고, 비행기에서도 나보다는 더 잤다. 다빈치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5시 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행인은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유럽의 남자 소변기는 높아서 키가 2메다는 되어야 안정적으로 볼일을 치를 수 있을 것..

여행중 2023.06.24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