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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한달살기 #15] 대망의 첫 등원 (이지스쿨 레벨테스트와 레벨 체계)

드디어 어학원 첫날이 왔다. 이 날도 새벽에 한 번 깼다가 다시 잠들어 6시에 기상했다. 첫날에는 8시 반까지 오라고 해서 8시 경에 챙겨온 우황청심환을 먹고 출발했다. 그래도 미친듯이 떨렸다T_T 학원 앞에서 한 번 더 숨을 고르고, 리셉션에 가서 헬로우 위아뉴 투데이라고 하니까 이름 물어보고 서약서? 확인서? 같은 거 쓰라고 주고선 4층으로 가라고 했다. 오리엔테이션 룸에는 몇 명 없었는데 나와 동행인이 한 3-4번째로 도착했던 것 같다. 과연 이곳이 30대 이상 직장인이 많다는 말이 사실인가, 젊은이들만 들어오면 어쩌나 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입구를 지켜봤는데, 이윽고 초로의 백발 유럽인들이 줄줄줄 들어왔다. 아... 이 정도의 연령대를 원한 건 아닌데... 나와 함께 첫 주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

한달사는중 2023.07.08

[몰타 한달살기 #14] 떨리는 몰타 입성, 거기에 약간의 실망을 곁들인...

원래는 1시간 반이었던 여정을 약 20분 정도 단축하는 기염을 토하며 라이언에어 비행기가 몰타에 내렸다. 사람들이 신나서 그랬는지 착륙할 때 박수를 쳤다. 어디서 찾아보니 라이언에어를 타고도 무사히 살아서 도착했음을 자축하기 위해 사람들이 으레 하는 행동이라고도...(케바케지만 내가 탔던 비행기는 크게 위험하지 않았다) 몰타의 유일한 공항이고 국제 공항이라 당연할지는 몰라도 루카 공항은 작지만, 고터 느낌이었던 참피노 공항보다는 좋았다. 짐도 빨리 나온 편이었다. 블로거도 아무나 되는 건 아닌지, 사진 한장이 없다. ㅎ 다들 공항 사진도 자세히 올리고 그러던데... 유학원 대표가 픽업을 나오기로 되어 있어서 서둘러 나갔다. 어색 어색한 인사가 오갔고, 그는 버스 카드부터 사라고 알려주었다. 몰타의 버스는..

한달사는중 2023.07.05

[유럽여행 #5] 최후의 오찬

드디어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참피노 공항에서 4시 반에 몰타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2시에는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다. 로마에서의 짧은 일정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다이닝이라고 할 만한 경험이 없는 것이다. 하루는 둘 모두의 피곤으로, 다른 하루는 동행인의 급체로, 또 다른 하루는 나의 체력 고갈로 저녁을 모두 날려먹었다. 마지막 날 점심이라도 그럴싸한 것을 먹어야 했다. 메뉴를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뭐든 까르보나라가 맛있는 곳.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동행인이 자신이 만든 요리 중 가장 특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까르보나라다. 동행인은 로마에 오기 전에 아무런 기대나 하고 싶은 것이 없었는데 딱 하나 본토의 까르보나라를 먹어보고 싶어했다. 자신의 것과 비교해보고 ..

여행중 2023.07.03

[유럽 여행 #4] 로마 Day 3 바티칸 패스트트랙 반일 투어 - 아, 젤로형... ㅠㅠ

바티칸은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추천한다. 사실 나도 그럴 것 같다. ㅎㅎ 방대한 바티칸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다니기 위해서는 가이드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고, 배경지식이 있으면 관람이 좀 더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마지막은 내 경우 한정일지는 몰라도) 예술적 교양을 쌓고 견문을 넓혔다는 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나 또한 15년 전 여행에서 바티칸 투어를 선택했고, 잠깐 고민했지만 워낙 오래전이라 기억 나는 내용이 단편적일뿐더러 바티칸이 처음인 동행인을 생각해서 투어를 선택했다. 1. 바티칸 투어 개요 바티칸 투어는 보통 오전/오후로 나누어지고, 패스트트랙 투어와 현장 발권 투어가 있다. 패스트트랙 투어는 사전 예약 투어라고도 불리고, 현장 발권 투어는 일반 입장 투어, 비사전 예약 투..

여행중 2023.06.30

[로마] 피자레(PizzaRé)

첫 번째로 고른 로마 식당은 PizzaRé. 나폴리 출신이 운영한다는 식당으로 구글 리뷰도 많고 평점도 높다. 이곳을 다녀온 후이긴 하지만, 바티칸 투어 가이드가 전해준 추천 식당 목록에도 있었다. https://goo.gl/maps/FihxcHgvgbLBvQTU9 PizzaRé · Via di Ripetta, 14, 00186 Roma RM, 이탈리아 ★★★★☆ · 피자 전문점 www.google.com 보르게세 공원 근처에 있으며, 트레비 분수나 판테온과도 멀지 않다. 나폴리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다고 한다. 나폴리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뭐 나폴리에 가보질 않았으니 분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맛있는 이태리 피자의 기준점을 잡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성수동 이태리 피자 쌍봉으로 불..

유럽맛도리 2023.06.27

[유럽 여행 #3] Day 2 삼만보 로마 - 콜로세움 포토 스팟/로마 일몰 명소

짧은 로마 일정에서 보고 싶은 게 딱 2개였는데, 하나가 콜로세움 다른 하나가 바티칸이었다. 15년 전 콜로세움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질려 버려 들어가볼 시도도 못하고 사진만 찍은 것이 아쉽고, 바티칸은 시스티나 천장 벽화를 보며 느낀 경외감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었다. 이제는 콜로세움을 비롯한 이탈리아 관광명소나 박물관이 모두 사전 예약제가 되었다. 이탈리아에도 현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도리어 더 큰 좌절이 된다. 대부분의 예약이 환불은 당연히 안 되고, 변경도 되지 않는다. 한달 전에 예약하든 두달 전에 예약하든 변경은 되지 않는다. 이유도 알 수 없고, 그저 이탈리아 관광청의 횡포라고 생각되지만 우리가 뭐 힘이 있나... 예약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콜로세움은 예약도 ..

여행중 2023.06.27

[유럽 여행 #2] 이태리 커피 과연 맛있는가

일단 제목으로 도발해본다. 원래는 로마에서 지낼 날의 순서대로 올리려고 했는데, 커피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길어서 따로 쓴다. 제목은 어그로성이지만, 내가 로마에서 마신 커피가 모두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아직 가보려고 리스트에 올려놓은 카페들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과연 정말로 이탈리아 또는 로마의 아무 카페나 들어가도 우리가 한국보다 훨씬 맛있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커피 1. 호텔 근처의 작은 카페 시차 적응이 잘 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로마에서 머무는 내내 한국에서 노상 새벽 3-4시에 잠자곤 하던 버릇대로 로마에서는 초저녁에 곯아떨어지고, 한국 시간으로 8-9시 정도 되는 새벽 3-4시에 깼다. 친구들이랑 카톡도 하고 그러면서 1-2시간 정도 더 뒹..

여행중 2023.06.26

[유럽 여행 #1] 로마 Day 1 - 테르미니역 베스트웨스턴 로얄산티나

12시간의 비행 끝에 로마에 도착했다. 나처럼 비행기에서 자기 위해 전날 밤새는 것을 비추하는 이유는 내가 비행기에서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적당히 자고 수면제 먹고 자는 게 나을 것 같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잠깐 잠들었다가 깬 후로 거의 잠을 못 잤다. 아예 정신이 말똥말똥했으면 그냥 약을 먹었을텐데, 금방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완벽하게 잠들지도 않고 가수면에 가까운 상태 또는 그냥 피곤한 상태로 12시간을 보냈다. 동행인은 전날 밤에도 밤을 새지 않았고, 비행기에서도 나보다는 더 잤다. 다빈치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5시 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행인은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유럽의 남자 소변기는 높아서 키가 2메다는 되어야 안정적으로 볼일을 치를 수 있을 것..

여행중 2023.06.24

[몰타 한달살기 #13] 출국(feat. 인천공항 마티나 백반집)

6개월 전부터 준비한 여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에서 쓰는 걸 까먹었지만 장기 여행을 앞두고 제일 중요한 건,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다. 여행을 목전에 두고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고 키우던 동물이 크게 아플 수도 있다. 나는 밖을 잘 나가지 않는데도, 집에서 넘어져서 이빨을 다친 적도 있고 발가락이 부러진 적도 있다. 동반자가 있는 여행이라면 상대방의 의리와 신의가 시험대에 올라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의 동행인이 아주 중한 병에 걸린다면 그건 차라리 고민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당장 보살핌을 필요로 하고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어떨까? 이를테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리가 부러진다면? 오랜 시간 준비하고 고대해온 여행을 혼자서라도 떠날..

한달살기 준비 2023.06.23

[몰타 한달살기 #12] 짐싸기

맨날 자서전 쓰듯이 블로그를 쓸 순 없으니, 유용한 정보성 글을 올릴 차례가 되었다. 여름철 몰타 한달살기에 필요한 물품은 무엇일까! 궁금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몰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로마에서 몰타로 들어올 때 유럽 저가항공을 이용해야 했고, 또 4주 후에도 2주 여행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몰타에서 나올 때는 짐이 최소화되었어야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몰타로 갈 때는 기내용 캐리어 2개에 위탁 수하물 가방 1개를 들고 가지만, 몰타에서 나올 때는 기내용 가방만 들고 나오기로 결정했다. 큰 가방에는 소모품이나 버리고 올 물건 위주로 담고, 작은 가방에는 옷이나 귀중품을 담았다. 현금이나 귀중품은 절대 위탁수하물로 보내서는 안 된다. 외항사에서는 짐 분실 사고도 잦고, 짐 통과하는 과정에서..

한달살기 준비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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